자코메티 전시
죽음을 향해 걷는 인간을 표현하다.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의 20세기 천재적인 조각가 자코메티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전시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영향을 준 뮤즈(모델)별로 구획되어 있습니다.
길거리쪽에 한가람디자인미술관 벽면에 포스터가 크게 붙어있네요.
구정 전날이라 그런지 많이 붐비지 않았습니다.
오후 3시 30분 도슨트 전시설명에 맞춰 방문하였습니다.
(도슨트 운영 : 오전11시 30분, 오후 1시 30분, 3시 30분, 5시 30분 / 총 4회 운영)
티켓을 구매하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20세기 가장 위대한 조각가를 만나러 갑니다.
(실내 촬영이 금지되어서 필요한 부분은 선택적으로 구글링했습니다.)
자코메티는 스위스에서 화가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습니다.
자연스럽게 어린시절부터 예술과 친근하게 지내며 평생 예술가로 살게 됩니다.
그런데, 그는 아버지에 대한 질투심으로 화가를 하지 않고 조각가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자코메티에게 영감을 준 뮤즈, 5명이 있습니다.
3명의 여인, 남동생, 일본인 친구입니다.
전시는 시대순으로 영향을 준 뮤즈를 구분으로 코너가 나누어져 있으니, 관람시 모델별 구획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속의 아네트라는 부인도 그중에 한명입니다.
아네트는 그의 유일한 부인으로 20살 이상 차이가 나지만, 아네트는 특별한 삶을 살고 싶어
자코메티 조각가와 결혼하고자 하였으며, 그가 사망한 후에는
작품의 보존과 기록에 평생을 받쳤다고 합니다.
말년에는 술집에서 만난 캐롤린에게 푹 빠져 작품의 영감을 받았다고 하네요.
캐롤린을 모델로 한 작품도 전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코메티는 피카소처럼 당시대 살아있으며 인정받는 최고의 조각가 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8평 작업실에서 예술에 헌신하며 남동생과 부인 아네트와 살았다고 합니다.
예술가는 물질이 주는 욕망에 집착하게 되면 독이 된다고 생각했고,
이것은 피카소와 의절까지 하게 되는 그의 철학이었습니다.
세계1차대전, 2차대전 전쟁과 주변인의 죽음을 목도하면서
삶과 죽음, 존재의 실존에 대해 집요하게 연구했습니다.
"나는 예술에도 관심 있지만, 본능적으로 진리에 더 관심이 많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자코메티의 조각상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보는 것'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는다는 '진리'를 말한다고 합니다.
이는 실존주의적 입장에서 신은 사라지고, 진리에 가까운 것만 남는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많은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영혼만 남은 독특한 스타일의 조각을 만들었습니다.
아시아 최초로 자코메티 오리지날 작품인 walking man (걸어가는 사람) 작품이 [묵상의 방] 코너에 전시되었습니다.
(방문 당일 임시로 [묵상의 방]에 한하여 사진촬영 가능했습니다.)
[묵상의 방]코너에는 단 한 작품 '걸어가는 사람'이 전시되어있는데요.
이번 전시의 하일라이트라고 합니다.
어느 예술사조에도 속하지 않는 그만의 스타일이 돋보입니다.
한 인간이 걷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그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인간은 걷고 있습니다.
자코메티는 인간 존재의 대한 스스로의 깨달음을 조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묵상의 방]에는 방석에 앉아서 명상하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짧은 무빙클립으로 [묵상의 방]의 느낌을 전합니다.
(자코메티의 오리지널 작품이라고 하니 직접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혼란스러운 전쟁의 시대를 살았던 자코메티는 허무한 인간의 죽음을 바라보았습니다.
순수하게 그 시대를 반영하는 철학적 사유(실존철학)와 그 생각을 그대로 반영하는 조각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그의 작품이 이전의 조각과는 달리 혁명적이라고 불리우는 이유입니다.
좋은 전시는 작품 표현과 작가의 삶, 이 둘의 인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도슨트 해설자분의 자세한 설명은 짜임새있는 전시 공간 구획과 함께
작가에게 영향을 준 배경, 가족, 뮤즈, 시대상을 잘 살펴볼 수 있게 합니다.
전시는 2018년 4월 15일까지 입니다.
가까운 지인이나 아이들과 같이 전시 관람 추천합니다.
한 20세기 조각가의 작품을 통해, 지금까지 이어지는 (20세기)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